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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응원단, 北측 골에 더 큰 함성... 수원FC 감독 "섭섭했다"
공동응원단, 北측 골에 더 큰 함성... 수원FC 감독 "섭섭했다"
경기 전 "양팀 모두 응원한다"했지만 실제론 북한 내고향축구단 일방 응원
울먹인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 "여러가지로 경기 내내 섭섭했다"
리유일 북한내고향축구 감독 "응원 의식 못해...이곳 주민 축구에 관심 높은 듯"
조선일보 수원=배준용 기자 수원=김영준 기자
입력 2026.05.20. 21:51
업데이트 2026.05.20. 22:21

“저희는 대한축구팀 수원FC 위민 팀입니다. 경기 중에 반대편 쪽에서 여러 가지로... 경기하는 내내 섭섭하기도 하고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북한 내고향축구단에 1대2로 패한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경기 후 애써 울음을 참는 듯 울먹였다. 북한 축구팀의 방문으로 이례적으로 여자 축구에 큰 관심이 쏠린 이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북한 내고향축구단의 방남과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 지원을 받아 시민단체들이 꾸린 ‘남북 공동 응원단’으로 인해 큰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선 “북한 축구팀을 응원하는 데 왜 공적인 돈이 들어가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공동 응원단 측은 경기 전 “북한 축구단만 응원하는 게 아니라 양 팀 모두를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이날 경기장을 채운 5000명가량의 공동 응원단은 경기 내내 수원FC 위민보다 북한 내고향축구단에 열띤 응원을 보냈다. 후반 4분 수원FC 위민의 선제 득점 장면보다 내고향축구단의 동점골과 역전골이 터지자 공동 응원단은 더 큰 함성을 터트렸다.
심지어 후반 중반 수원FC 위민의 주장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에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경기를 본 축구계 인사들은 “수원FC 홈 경기가 아니라 내고향축구단의 홈 경기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박 감독도 이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내비쳤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수원, 대한민국에서 열린 경기임에도 홈 팀의 경기 분위기는 아니었던 거 같다. 홈 팀 이점을 누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박 감독은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 중 반대편 쪽에서 여러 가지로... 경기하는 내내 섭섭하기도 하고... 마음이 좀 그랬다”며 에둘러 공동 응원단의 편파적인 응원에 아쉬움을 표했다.
박 감독은 이날 패배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낀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여자 축구가 열악하다. 이렇게 많은 관중과 기자분들이 오셔서 경기를 한 게 사실 처음”이라며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컸다. 선수들 모두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모두가 뛰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경기에 결과까지 가져왔어야 하는데 궂은 날씨에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경기에서 승리한 리유일 북한 내고향축구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한국 팬들이 내고향축구단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어떤 소감인가”라는 질문에 “격렬한 경기였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크게 의식은 못했다”며 “그래도 느낀 점은 이곳 주민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거 같다”고 답했다.

키커는 주장 지소연이었다. 하지만 지소연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수원FC가 동점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이 날아갔다. 관중석에서는 큰 탄식이 터져나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남북 ‘공동응원단’으로 불린 쪽에서도 지소연의 실축에 환호하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역사적인 남북 클럽전이라는 의미를 앞세워 모인 자리였지만, 적어도 이 장면만 놓고 보면 ‘공동’이라는 이름은 무색했다. 한국 팀의 주장 실축에 나온 환호는 홈 경기장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장면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다. 내고향축구단 선수들은 북한 인공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남북 공동응원이라는 명분과 달리, 한국 땅에서 북한 팀의 승리와 인공기가 더 선명하게 남은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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